구름 베어링 호칭 번호 완전 해독 가이드 (Complete Guide to Decoding Rolling Bearing Designation Numbers)

제가 기계 설비 정비 업무를 시작한 초창기에는 구름 베어링의 긴 호칭 번호를 단순한 ‘부품 코드’로만 생각했습니다. 앞의 4~5자리만 보고 베어링의 종류와 크기만 맞으면 된다고 안일하게 판단했었죠. 하지만 15년 경력의 저도 잊지 못하는 현장 실수가 있습니다. 제지 공장의 핵심 설비였던 컨베이어 벨트 구동 롤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과도한 발열과 소음이 발생했습니다. 베어링을 교체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담당자는 규격서에 적힌 호칭 번호 ‘6210 C3’를 보고 부품 창고에서 ‘6210’을 가져왔는데, 자세히 보니 끝의 ‘C3’ 접미사가 누락된 표준 틈새 제품을 사용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베어링 호칭 번호의 작은 접미사 하나가 수백억 원짜리 라인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뼈저리게 배웠습니다.

호칭 번호의 기본적인 구성 원리

구름 베어링의 호칭 번호는 국제 표준 및 KS 규격에 따라 정해지며, 베어링의 종류, 크기, 폭, 정밀도, 내부 틈새, 재질 등 모든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일종의 암호입니다. 이 호칭 번호는 크게 기본 번호와 보조 기호로 나뉩니다.

기본 번호 해독: 형식, 치수 계열, 안지름

기본 번호는 보통 3~5자리로 구성되며, 베어링의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 첫 번째 자리 (베어링 형식): 베어링의 종류를 나타냅니다.
    • 0: 복열 앵귤러 컨택트 볼 베어링
    • 1: 자동 조심 볼 베어링
    • 2: 구면 롤러 베어링 혹은 자동 조심 롤러 베어링
    • 6: 깊은 홈 볼 베어링 (가장 흔함)
    • 7: 앵귤러 컨택트 볼 베어링
  • 두 번째 자리 (치수 계열): 베어링의 폭 및 바깥지름 계열을 나타냅니다. 숫자가 클수록 중하중용으로 설계된 베어링입니다.
  • 세 번째와 네 번째 자리 (안지름 번호): 베어링이 결합되는 축(샤프트)의 지름을 나타냅니다.
📘핵심 요약
베어링 안지름 계산의 ‘곱하기 5’ 규칙은 숙련 기술자의 필수 상식입니다. 네 번째 자리가 04 이상인 경우, 이 번호에 5를 곱하면 정확한 안지름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6210은 10 x 5 = 50 mm 안지름을 의미합니다.

보조 기호 해독: 틈새, 실링, 재질

보조 기호는 기본 번호 뒤에 붙는 문자와 숫자의 조합으로, 베어링의 내부 구조, 윤활 상태, 정밀도, 틈새 등 특수 사양을 나타냅니다.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이 보조 기호를 무시할 때 발생합니다.

  • 내부 틈새 기호 (C1, C2, CN, C3, C4, C5): CN(표준)을 기준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틈새가 넓어집니다.
  • 실링 및 방진 커버 기호 (Z, ZZ, RS, 2RS): Z는 한쪽 비접촉 실링(쉴드), ZZ는 양쪽 비접촉 실링을 의미하며, 2RS는 양쪽 접촉식 실링(고무)을 나타냅니다.
  • 케이지 재질 기호 (M, J, T): 황동(M), 강판(J), 수지(T) 등을 나타냅니다.

현장 문제 해결: C3 틈새 누락 사건

제가 겪었던 제지 공장 컨베이어 벨트 사건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설계 요구사항은 ‘6210 C3’였으나, 설치된 것은 표준 틈새인 ‘6210 CN’이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 구동 롤러는 고속 회전하며 상당한 열을 발생시킵니다. 축과 베어링 내륜이 열을 받아 팽창할 때, 틈새가 좁아집니다.

  • CN (표준 틈새) 베어링: 이미 틈새가 충분히 넓지 않은 상태에서 열팽창이 발생하면 내부 틈새가 0이 되거나, 심지어 음의 틈새(과도한 예압) 상태가 됩니다.
  • 결과: 과도한 마찰과 발열이 발생하며, 윤활유의 유막이 파괴되고, 베어링 구름 요소와 궤도륜에 극심한 응력이 집중되어 조기에 고장나게 됩니다.

C3 틈새는 이러한 고속 또는 고온 운전 환경을 위해 의도적으로 더 넓게 설계된 제품이었습니다. 호칭 번호의 보조 기호 하나를 무시한 결과, 베어링의 예상 수명 L10 (정격 수명)은 10,000시간이 아니라 100시간도 채 되지 못했습니다.

⚠️주의사항
고속 회전이나 100°C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는 반드시 C3 이상의 내부 틈새를 적용해야 합니다. 호칭 번호의 접미사를 생략하는 것은 설계 수명을 완전히 무시하고 기계를 작동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윤활유 점도 선택 실패만큼이나 치명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베어링 교체 시 호칭 번호가 완전히 일치해야 하나요?

A1. 원칙적으로는 완전히 일치해야 합니다. 특히 내부 틈새(C3, C4 등)와 정밀도 등급(P5, P6)이 설계 조건과 다르다면 성능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제조사 간의 미묘한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형식, 치수 계열, 안지름 번호,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보조 기호는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봤을 때, 틈새, 실링, 케이지 재질 중 하나라도 다르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Q2. 틈새는 왜 C3, C4처럼 단계가 나누어져 있나요?

A2. 베어링의 운전 환경 때문입니다. 틈새는 베어링이 축에 장착될 때, 그리고 운전 중 열팽창을 겪을 때 필요한 공간입니다.

  • C3 (표준보다 넓음): 고온 또는 고속 회전 시 열팽창을 흡수하여 예압 발생을 방지합니다.
  • C4 (C3보다 넓음): 더욱 극한의 고온 조건이나 매우 높은 끼워 맞춤이 요구될 때 사용됩니다.

틈새가 너무 좁으면 고장나고, 너무 넓으면 진동과 소음이 증가하여 정밀도가 떨어집니다. 따라서 설계 조건에 맞는 틈새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깊은 홈 볼 베어링과 호칭 번호 각인 부위

💡현장 전문가의 팁
호칭 번호에 ‘P5’ 또는 ‘P6’가 붙어 있다면 이는 정밀도 등급을 나타냅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더 높은 정밀도(P5 > P6)를 의미하며, 이는 고속 주축이나 정밀 기계에 필수적입니다. 일반적인 산업용 모터에는 P0(표준) 등급이 사용됩니다. 정밀도 등급이 다른 베어링을 혼용하면 진동 패턴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트러블슈팅 가이드: 호칭 번호 현장 검토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베어링 고장 징후(과열, 비정상적인 소음)가 발견되었을 때, 긴급 교체 전에 반드시 호칭 번호를 점검해야 합니다.

1. 설계서 vs 현물 대조

가장 먼저 할 일은 장비의 설계 도면이나 부품 리스트에 명시된 호칭 번호와, 실제로 장착된 베어링의 각인된 호칭 번호(혹은 포장지)를 철저히 대조하는 것입니다.

2. 내부 틈새 우선 확인

특히 ‘C3’나 ‘C4’가 누락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고속 운전 중인 설비에서 표준 틈새가 발견되었다면, 이는 열팽창 문제를 유발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고온 운전 시에는 C3가 기본입니다.

3. 실링/방진 커버 상태 확인

호칭 번호에 ‘2RS’ 또는 ‘ZZ’가 명시되어 있다면 이는 밀봉된 베어링입니다. 만약 베어링 교체 시 실링형 대신 개방형을 사용했다면, 현장 먼지나 이물질이 쉽게 침투하여 윤활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고 조기 고장을 유발합니다. 특히 식품이나 화학 공장에서는 실링 타입이 필수적입니다.

4. 안지름 호환성 확인 (40mm 미만 예외)

안지름 번호가 00, 01, 02, 03인 경우는 ‘곱하기 5’ 규칙의 예외이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안지름 번호 (04 미만 예외) 실제 안지름 (mm)
00 10 mm
01 12 mm
02 15 mm
03 17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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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베어링 호칭 번호 해독은 단순한 부품 지식을 넘어, 설비 수명을 관리하는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특히 보조 기호 하나하나가 설계 엔지니어가 고심 끝에 결정한 환경 조건과 공차를 대변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베어링을 교체할 때, 비용 절감이나 편의를 이유로 ‘가장 흔한’ 표준품을 사용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이득일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큰 설비 고장을 초래하는 지름길입니다. 작은 번호 하나까지 해독하는 습관이야말로 훌륭한 엔지니어의 자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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